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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vo [시승기] ‘1만대 클럽’ 진입을 위한 북유럽산 돌격전차..볼보 XC60
2017-10-17 08:52
[포토기사]   6,044       
[사진] 볼보 XC60


“볼보? 안전하긴 하다는데..독일차도 안전하잖아”

수입 SUV를 구매하려는 지인들에게 볼보를 권하면 열에 아홉은 이렇게들 말해왔다.

6000만~7000만원대의 예산을 갖고 큰 맘먹고 수입차 사겠다는데, 메르세데스-벤츠나 BMW를 마다하고 왜 볼보를 권하냐는 눈치였다.

독일차만큼 화려한 맛은 없고, 다소 심심한 외관과 인테리어 등 과거 볼보의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고급차의 인식은 절대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그리고 이런 인식은 S90, XC90, 크로스컨트리 등 볼보의 플래그십이라고 할 수 있는 ‘90 클러스터’가 출시되며 확 바뀌었다. ‘토르의 망치’로 대변되는 디자인의 일대 대 혁신을 거친 볼보는 어느덧 독일 브랜드와 견줘도 손색없는 ‘고급차’의 반열에 올랐다. 북유럽 감성으로 대변되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이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는 점도 일조한다.

[사진] 볼보 XC60


이 때문인지 볼보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3년엔 연간 2000대 수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약 6500대 수준의 판매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볼보는 이 기세를 몰아 단숨에 1만대 클럽에 진입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품고 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첨병으로 내세운 모델은 볼보의 베스트셀링 SUV ‘XC60’이다.

볼보 역사상 첫 100만대 판매규모를 확립한 XC60은 볼보에게 어떤 장밋빛 미래를 안겨줄까, 2세대로 탈바꿈한 신형 XC60을 서울 여의도에서 강원도 일대를 오가는 왕복 200여km에서 시승했다.

■ 한국인 디자이너가 빚어낸 스웨덴 차

XC60의 외관은 한국인 디자이너 이정현씨의 손길에서 탄생했다. 볼보의 전형적인 디자인 언어를 담았지만, 비슷한 외관을 지닌 XC90이나 크로스컨트리와는 다른 맛을 풍긴다.

[사진] 볼보 XC60


먼저 전장은 45mm 길어졌다. 전폭은 10mm 확대됐으며 전고는 55mm가 낮아졌다. 휠베이스는 90mm가 늘어났으며, 축거는 다소 줄었는데, 새롭게 설계된 SPA 플랫폼 덕분에 전륜구동 차량이지만 후륜구동의 비례감을 느끼게 하는 디자인이다.

‘토르의 망치’라고 명명된 시그니쳐 헤드램프는 기존의 디자인과 달리 면발광체가 그릴까지 뻗어가 일체감을 준다. 때문에 전면부는 와이드한 인상이 강한데, 넓고 낮게 깔린 전반적인 인상은 SUV 특유의 와일드한 인상보단 세련되고 스포티한 감각이다.

재밌는 부분은 보닛의 캐릭터 라인이다. 유려한 구성을 보이는 XC90과 달리 XC60의 보닛은 화살촉이 파고든 듯 한 재밌는 조형이 눈길을 끈다. 자칫 밋밋해 보이거나 뻔해보일 수 있는 디자인에 위트를 주는 포인트다.

XC60 특유의 ‘다이내믹함’은 측면에서도 잘 드러난다. 측면의 캐릭터 라인은 최소한의 라인을 사용해 심플하면서도 강인한 인상을 준다. “더하는 것 보다 덜어내는 디자인이 더 어렵다”고 말했던 이정현 디자이너의 말이 다시금 회자되는 부분이다. 여기에 D필러와 후측면의 날렵한 캐릭터 라인은 역동성을 더한다.

전면부와 측면부가 SUV와는 다소 대칭되는 ‘다이내믹함’을 담았다면, 후면부는 볼보의 디자인 철학, 그리고 SUV 특유의 꽉찬 느낌을 잘 담아냈다.

[사진] 볼보 XC60


그럼에도 테일램프의 디자인은 XC90의 유려함과 달리 안쪽으로 파고드는, 다이내믹한 느낌을 주는데, 리어윈도우 하단에 위치한 ‘바’ 형태의 조형 덕분에 견고하고 강인한 인상을 준다.

■ 익숙한 인테리어..‘볼보 디자인의 힘’

볼보는 인간 중심의 프리미엄을 강조한다. 이러한 철학은 인테리어에서 잘 드러나는데, 버튼의 배치와 전반적인 구성은 간결하다.

버튼의 개수만으로 따진다면 국산 소형차보다도 더 적을 것 같을 정도로 간결한 센터페시아 배열은 9인치 디스플레이가 더해져 화룡점정을 찍는다.

같은 구성에 일본차나 독일차의 소재가 더해진다면 다소 심심했을지 모르겠다. 볼보는 자칫 심심할 수 있는 디자인에 독특한 소재를 채택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사진] 볼보 XC60


북유럽 가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드리프트 우드’ 패턴을 적용해 스칸디나비안 감성을 강조했다. 특히, 일반적인 자동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로 패턴의 나뭇결과 달리 세로결 패턴의 우드그레인을 적용해 유니크한 감각이다.

인체공학이 가미된 시트의 착좌감은 만족스럽고, 손길이 닿는 곳 하나하나 세심한 터치와 꼼꼼하게 처리된 마감은 볼보 특유의 감성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좋은 포인트다.

익숙한 버튼 배치와 사용성은 볼보 인테리어 디자인의 장점이다. 모니터에 대고 제스처를 취한다던지, 비디오 콘솔 게임기같은 전용 컨트롤러가 없어도 ‘그 어디쯤엔가 있을’ 버튼들이 운전자가 예상한 그 위치에 모두 모여 있다.

새롭게 설계된 플랫폼 탓에 2열 거주성도 만족스럽다. 동급의 독일산 SUV보다 넉넉하다. 1열 탑승자가 충분한 거주성을 갖춘 뒤 키 181cm의 기자가 앉아도 담배갑 한 개 정도의 레그룸이 확보된다.

■ 다른 출력, 같은 토크

[사진] 볼보 XC60


먼저 XC60 T6의 운전석에 앉았다.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T6 모델은 2.0리터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 최고출력 320마력을 발휘하며 40.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시동 후 가장 돋보이는 건 단연 정숙성이다. 아이들링 상태에서는 시동이 걸려있는지 모를 정도로 고요함만이 감돈다.

40.8kg.m에 달하는 최대 토크 탓에 시내 주행에서는 줄곧 여유로움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액셀러레이터의 감각은 나긋하고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은 예상과 달리 산뜻한 모습이다.

왠만한 6기통 엔진과 맞먹는 320마력의 넉넉한 출력은 고속 주행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모습이다. 그래도 4기통 엔진인 탓에 여유롭고 부드러운 느낌은 부족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제법 잘 조율된 엔진음과 함께 출력이 쏟아져 나온다.

과급기를 장착한 파워트레인 특유의 ‘바람 빠지는 소리’도 제법 매력적이다. 최고출력과 토크가 고회전대에서 발휘되는 가솔린 엔진의 특성상 수동 모드로 기어를 조작해가며 고회전 영역에서 속도감을 즐기는 느낌이 제법 나쁘지 않다. 속도계는 단숨에 저 멀리 두 번째 벽을 넘어가는 모습이다.

[사진] 볼보 XC60 D4


다만 100km/h를 넘기면 풍절음은 제법 심해진다. ‘시끄러워서 대화가 안된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이 급에서는 다소 갸우뚱 하게 하는 부분이다.

고속 주행에서 여유로움을 보이는 T6와 달리, 디젤 엔진을 장착한 D4는 시내 주행에서의 재빠른 움직임이 발군이다.

XC60 D4는 2.0리터 디젤엔진을 장착, 최고출력 190마력을 발휘하며 최대토크는 T6와 동일한 40.8kg.m을 보인다.

출력이 낮지만 토크는 T6와 동일한 탓에 도심 주행에서의 부족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되려 T6(2200~5400rpm) 대비 낮은 영역에서 최대토크(1750~2500rpm)가 발생되는 탓에 가속 성능은 디젤이 더 만족스럽다.

다만,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구간을 벗어나면 어느 순간 힘이 빠져버리는 느낌이 아쉽다. 190마력이라는 출력은 1.9톤의 무게를 끌어나가는 데에 전혀 부족한 성능이 아니지만, T6를 먼저 경험해봤기 때문일까.

[사진] 볼보 XC60


전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되는 볼보의 첨단 주행보조시스템 인텔리세이프(Intelisafe)는 이질감 없는 자연스러운 반 자율주행을 구현한다. 특히 고속 주행 상황을 위주로 보조하는 국산차와 달리, 정체가 극심한 올림픽대로에서도 발군이다.

차선 유지능력과 가속, 감속은 자연스럽고, 전방에 차량이 끼어드는 상황에도 불안감 없이 안정적으로 속도를 줄이고 다시 가속한다.

다만 속도를 급격히 줄인 이후 재출발 하는 상황에선 차간 거리를 아무리 짧게 설정하더라도 간격을 제대로 좁히지 못하는 모습은 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운전자보다 빠르게 개입하는 긴급제동 시스템은 만족스럽다. 차량 스스로 판단하기에 충돌 위험상황이 감지될 경우 예상보다 빨리 제동한다. 운전자가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준으로만 브레이크를 밟아 두기 때문에 이질감도 상대적으로 적다.

■ XC60의 시장 경쟁력은...

[사진] 볼보 XC60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인스크립션 트림과 모멘텀 트림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묻는다면 돈을 조금 더 쓰더라도 인스크립션을 선택하고 싶다.

모멘텀 트림도 충분한 편의사양을 갖췄지만, 18인치 알로이휠과 다소 밋밋한 범퍼 디자인은 고급감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다. 이는 D4를 계약한 고객의 96%, T6를 계약한 고객의 99%가 인스크립션 트림을 선택했다는 결과값 으로도 입증된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쳐두고 이 차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간단하다. 볼보는 프리미엄이라 불릴만한 충분한 반열에 올랐고, 상품성과 구성에서도 단연 동급 최고 수준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직접적으로 경쟁하게 될 벤츠 GLC, BMW X3에 비교하더라도 고급감이나 상품성은 단연 우월하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플래그십 모델인 XC90보다도 진보한 안전사양 구성, 그리고 수입차 업계 최고 수준인 5년 10만km 보증 프로그램도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좋은 포인트다.

[사진] 볼보 XC60


배지를 생각해서 벤츠나 BMW를 결정하겠다면 충분히 이해하지만, ‘가치’와 ‘만족도’를 따진다면 XC60은 좋은 선택일 듯 하다.

시승한 XC60 D4 인스크립션의 가격은 6740만원, T6 모멘텀의 가격은 6890만원.

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hjpark@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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