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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시승기] 과하다 싶은 ‘진짜’ 고성능 중형차..기아 K5 GT
등록 2017-06-19 18:28
[사진] K5 GT


기아차의 ‘역대급’ 차를 꼽으라면 어떤 차량들을 나열할 수 있을까.

세계 최초의 도심형 SUV 스포티지, 7인승 MPV 시장을 창출해낸 카렌스 등 의미를 가진 차량들이 많다.

K5도 분명 그 안에 껴있는 차량 중 하나다. 1세대 K5는 높은 디자인 완성도로 한때 쏘나타의 판매량을 압도하며 중형차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사진] K5 GT


그러나 최근 K5의 인기는 시들한 게 사실이다. 디자인 경쟁력을 높인 르노삼성 SM6가 치고 들어오더니 차체 사이즈를 키우고 엔진 출력을 높인 쉐보레 말리부가 또 한번 K5를 밀어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형제차인 LF쏘나타가 최근 쏘나타 뉴라이즈 라는 이름으로 마이너 체인지를 단행했다.

이러한 중형 시장 세태에 맞춰 기아차는 K5 2.0 터보의 성능을 보완한 K5 GT를 출시했다. 2.0 터보 모델의 판매 비중이 높진 않지만, 자신만의 색깔을 뚜렷이 하기 위한 초석으로 분석된다.

■ 곳곳에 ‘고성능’ 이미지 강조한 외관


K5 GT의 디자인은 새로운 디자인의 휠과 블랙 컬러로 처리한 사이드미러, 리어 디퓨져, 듀얼머플러, 립 스포일러 등으로 외관을 차별화 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건 원형의 프로젝션 타입을 대체한 LED 타입의 헤드램프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기아차는 1세대 K5에서도 중형에선 유일하게 듀얼 타입의 프로젝션 램프를 적용한 바 있다.

[사진] K5 GT


그런 점의 연장선에서 본다면, K5 GT는 가성비를 내세우는 것으로 보여진다. K5 GT 또한 LED 타입의 헤드램프를 기본 사양으로 적용하고 있는데, 같은 사양이라도 100만원 이상을 옵션 값으로 지불해야 하는 르노삼성 SM6와는 대비되기 때문이다.

헤드램프에 고정됐던 시선을 차량 전체로 돌려보면 K5 GT의 스포티한 인상이 눈에 들어온다. 1세대 모델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계승한 탓일까. 새롭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잘생긴 디자인임은 분명하다.

스팅어에도 유사하게 적용된 K5 특유의 C필러 디자인을 지나 후면부로 시선을 옮기면, 얄상하게 다듬어진 테일램프와 공격적인 리어 디퓨저가 눈에 들어온다. 우측 테일램프 하단에 부착된 ‘GT' 레터링은 이 차가 무언가 특별한 차량임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사진] K5 GT


불만 없는 디자인이지만, 트렁크 리드라인을 따라 부착된 립 스포일러는 조금 더 컸어도 좋았을 것 같다. 공기 역학적 측면도 고려했겠으나, 자세하게 보지 않는다면 검은색 절연 테이프를 붙여놓은 것처럼 뭔가 밋밋한 느낌이다. 시승차가 흰색이어서 망정이지, 검은색 혹은 어두운 계열의 색상이었다면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것 같다.

운전석 문을 열고 차 안으로 들어가면 시야가 순간적으로 어두컴컴해진다. 천장 재질을 밝은 톤의 회색으로 사용하는 일반적인 중형차들과 달리, K5의 천장은 검은색 직물로 덮여있다.

단연 눈에 들어오는 건 D컷 스티어링 휠과 튜블러 타입의 시트다. 시트의 등받이에는 붉은색 실로 GT 자수를 추가해 특별함을 더했다. 몸을 꼭 맞게 잡아주는 시트의 착좌감도 제법 만족스럽다.

[사진] K5 GT


D컷 스티어링 휠은 손에 잡히는 곳 마다 그립감이 조금씩 다르다. 손이 아래쪽으로 향할수록 스티어링 굵기가 점점 굵어진다. 스티어링 휠의 3시, 9시 방향은 타공 가죽을 덧댔는데, 손에 잡히는 감각이 제법 괜찮다.

2열 운전석 착좌감도 만족스럽다. K5 GT의 휠베이스는 2805mm로 세팅됐는데, 이 때문에 1열 운전자가 시트포지션을 편안하게 세팅하고 난 뒤에도 2열 운전자가 다리를 꼬고 앉을 수 있을 만큼의 여유로운 공간이 나온다.

■ ‘고성능’ 냄새 물씬 풍기는 사양..과하다는 느낌도


K5 GT는 고성능 중형차를 지향하는 만큼 많은 부분에서 경쟁자들과 차별화됐다.

[사진] K5 GT


2.0리터 세타 터보GDi 엔진의 출력은 기존의 2.0 터보 모델과 동일한 250마력, 36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하지만, 중⋅고속 구간의 가속 성능이 기존 대비 개선됐다.

변속기는 쏘나타 뉴라이즈 터보가 8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한 것과 달리 기존과 동일한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그러나 기어비와 변속 응답성은 한층 개선됐다는 게 기아차 측의 설명이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부분은 하체다. 기아차는 K5 GT에 전자제어식 서스펜션, 미쉐린 PS3 타이어, 로우 스틸 스포츠 브레이크 등을 적용했는데, 이는 중형차에는 최초로 적용되는 사양이다.

[사진] K5 GT


특히, 로우 스틸 스포츠 브레이크는 브레이크 마찰재에 금속성분을 포함시켜 제동 성능과 내구성을 높인 점이 특징인데, 이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브레이크라는 점에서 특별함을 더한다. 다만 분진 발생이 기존 브레이크 대비 높아 휠의 오염이 잦아진다는 건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 밖에도 엔진 회전수(Rpm)와 배기 압력에 따라 스피커로 엔진음을 송출하는 액티브 사운드 시스템은 운전자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 중형차 그 이상의 주행성능 발휘..핸들링이 압권


주행성능에 대해 한줄 평을 내린다면, 동급에서 이 차를 앞서는 차는 없을 거란 게 기자의 생각이다.

엔진 회전수를 점차 높이면 액티브 사운드가 요란한 엔진음을 토해낸다. 기존 현대기아차의 액티브 사운드 시스템은 이질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는데, 이 차에 잘 어울리는 수준이어서 제법 나쁘지 않다.

[사진] K5 GT


개선을 이뤘단 말을 듣고 탔기 때문일까, 실제로 중간 영역과 고속 영역은 제법 빠르다. 출력이 더 높은 쉐보레 말리부가 더 빠를 수 있겠으나, 체감하는 가속 성능은 K5 GT가 우위에 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모드로 옮기면 변속기의 반응은 더 기민해지고, 전자제어식 서스펜션은 보다 단단한 움직임을 보인다. 액티브 사운드로 송출되는 가상의 엔진음도 더 커진다.

수동 모드에서 변속하는 순간, 등을 강하게 후려치는 변속 충격은 제법 재밌다. 고성능차에서나 느낄 수 있을 이러한 변속 충격을 중형차에서 느낄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사진] K5 GT


개선된 6단 수동변속기는 퍼포먼스 뿐 아니라 기본에도 충실하다. 기아차의 평범한 6단 자동변속기 보다는 다운 쉬프트 및 업 쉬프트에서도 다소 늘어지는 모습을 보이던 기존 보다 적극적이다.

한참을 달리다가 엑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도 게이지는 터보가 회전하고 있는 2000~3000rpm 영역에서 내려올 생각을 않는다. 강제로 기어 단수를 높여 알피엠을 낮춘 후에야 안정된 모습을 보이지만, 엑셀에 조금이라도 발이 올라가면 즉각 튀어나갈 준비를 마치고 스스로 기어 단수를 낮춘다.

스포츠 모드 작동으로 보다 묵직해진 R-EPS 타입의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은 즉각적이다. 서스펜션의 복원력도 신속한 편이어서 연속되는 커브길에서도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서킷 주행과 유사한 조건의 고속 주행에서도 원하는 만큼 움직여 주는 모습이 제법 만족스럽다.

[사진] K5 GT


주행 모드를 다시 노멀로 바꾸면 언제 그랬냐는 듯 회전수를 낮추고 얌전해진다. 우렁찼던 엔진음은 잦아들고, 단단했던 서스펜션은 이내 말랑말랑한 평범한 중형 세단의 세팅으로 되돌아온다.

■ 명확해진 K5의 정체성, 더 이상 디자인만 강조하는 차 아냐...


K5는 쏘나타보다 스포티한 이미지를 디자인 언어를 지니고 있지만, 단순히 디자인에서만 끝났다는 점이 늘 아쉬웠다.

그러나 K5 GT를 타보고 이제야 제대로 된 색깔을 찾아나간다는 점에서 안도했다. ‘GT' 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주행성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 K5 GT


차 자체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만, K5가 넘어야 할 산은 하나 둘이 아니다. 동급에선 영업용 차량 비중이 가장 높은 탓에 만들어진 ‘택시’ 이미지나 ‘렌터카’ 이미지를 지워나가야 할 건 기아차가 떠안은 숙제다.

K5 GT에 언급된 사양들은 대부분이 경쟁 모델에는 장착되지 않는 것들이다. 현대차 쏘나타 뉴라이즈의 경우 일부를 커스터마이징 옵션으로 추가할 순 있지만, 가격 경쟁력을 생각한다면, K5 GT가 여전히 우위에 있다.

[사진] K5 GT


디자인 완성도가 높음에도 1세대의 후광에 제대로 맥을 못추는 경쟁력도 그렇다. 기아차는 기존의 K5 디자인을 계승하고 완성도를 높였다고 하지만, 이 차가 풀체인지 모델이 맞는지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든다면 3세대 K5에선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기아가 해결해야 할 숙제는 산적해있다. 시장의 파이가 SUV로 옮겨가고 있지만, 각 회사의 허리로 존재하는 중형차 시장이기 때문이다. K5 GT는 그런 점에서 한줄기 희망이며 해답일 수도 있겠다.

데일리카 박홍준 기자   hjpark@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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